그때 그때 쓸만큼 미리 돈을 내고 사용하는 전화기, 선불폰이 ‘대포폰’(차명 휴대폰)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포폰의 상당수는 외국인 관광객 명의로 된 선불폰인 것으로 파악된다. 노숙자 등 국내 거주자 명의를 사용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외국인 관광객 명의로 된 선불폰 상당수는 외국인 관광객 명의를 도용한 대포폰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포폰 불법 유통업자들은 여행 가이드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여권 사본을 빼내 명의를 도용하고 있다. 일부 가이드가 호텔 숙박 신청 시 필요하다고 여권을 회수한 뒤 사진을 찍어 돈을 받고 명의를 파는 것이다.
알뜰폰을 통해 1인당 4개 회선을 개통할 수 있고 하나의 명의로 알뜰폰 사업자 간 가입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없기에 마음만 먹으면 명의 1개만으로도 수십개의 선불폰을 개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포폰은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스며들고 있다. 불법 유흥업소 운영자와 불법 대부업자, 주가조작 세력 등에겐 필수품으로 사용된다.
외국인 관광객 명의를 도용한 선불폰이 대포폰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에 불법 선불폰 유통 단속을 철저히 강화해야 한다.
대포폰에 대한 현행법상 처벌 대상을 대포폰 개통 당사자 또는 돈을 내고 타인이 개통한 대포폰을 취득한 이용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처벌대상을 ‘다른 사람이 개통한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교부받은 경우’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