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용어로서 ‘중도’는 이념적으로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 중간 정도의 가치체계, 정치성향을 말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이념적 위치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체가 비전이라고 볼 수 는 없다.
각 정당들이 대표적으로 많이 쓰고 있는 개념의 하나가 ‘중도’(中道) 전략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그리고 상당수의 정당이 중위투표자 정리’(median voter theorm)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들의 생각은 정당이 선명한 좌파 혹은 우파 이념보다는 중도에 표준을 맞추면 그보다 우파성향 국민의 지지는 당연히 얻으면서 중도층 지지까지 얻어 집권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체제가 보수 우파의 근본 가치를 선명히 주창하기보다 문재인 정부의 실책들에 대한 편린적 비판들에 머무르 이유도 중도지향의 전략에 기인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스스로의 가치체계와 비전을 정립하지 못한 채 중도라는 뿌리 없는 수사로 스스로를 포장한 채 낡은 구도와 정치공학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의 이슈전략은 대중의 선호를 반영하여 득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정당의 성공과 실패는 정당이 어떤 이슈전략을 가지고 대중-엘리트를 연계하는가에 결정적으로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정당은 효과적인 이슈대변자이고, 이를 통해 선거는 공공정책의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지를 결정하게 된다
사회운동은 ‘피아(彼我)’를 구분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야 지지를 결집하고 열광을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의 좌파진영은 ‘운동의 논리’를 ‘집권의 논리’로 이어붙이는 데 성공했다. 미래통합당이 집권 논리를 구축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