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는 Electro-magnetic Pulse의 약자로 핵폭발이나 전자폭탄의 폭발로 인하여 짧은 시간내에 강력한 전자폭풍을 발생시켜 그 폭파 범위내에 있는 모든 전자제품에게 영구적인 피해를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높은 고도에서의 EMP 현상은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끼쳐 그 피해가 엄청나다.
현실에선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EMP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 주변 반경 100m 정도 지역에 방해전파를 발사하여 기기는 망가트리지 않고 통신·전자기기의 작동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이를 재밍(jamming)이라 하며 방해전파가 사라지는 순간 통신기기는 원상복구된다.
하지만 EMP는 재밍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시적 마비가 아닌 전자회로의 ‘파괴’로 이어지는 총력전 개념이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적의 무장력을 단숨에 파괴하는 공격 기술을 현실화한 것이 EMP탄이다.
EMP 공격은 강력한 전자기파로 특정 지역의 전력·통신망과 전자기기를 무력화하한다. EMP가 지면 가까이에 이르면서 10만V/m(m당 전압·전자파의 세기 단위) 이상의 강한 전기마당(전기장)을 형성한다. 이러한 EMP의 엄청난 에너지는 회로가 버틸 수 없는 과전류 상태를 만들어 통신시설들과 전력계통들이 파괴한다. 간단하게 비유하면 220V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갑자기 100만V쯤 흐르게 하여 전자회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EMP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EMP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이론상으로는 전자기파를 상쇄하는 전자기파를 발사하거나 전기회로가 들어 있는 장비들을 도체로 된 상자 속에 닿지 않게 보관하면 된다.
EMP 방호 대책을 가장 잘 수립해 놓은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탱고’를 비롯한 한미연합사의 주요 사령부와 항공기, 탱크 등의 기갑 차량들은 대부분 EMP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EMP 방호 대책이 부실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전력망이 EMP 공격을 받을 경우 대정전 사태를 빚게되고 이를 방호할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EMP를 막을 수 있는 부분은 전력망 가운데서도 고전압 송전망 그리고 인터넷과 전화 교환시설 뿐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기관과 종합병원, 상하수도 시설, 도시가스 공급시설, 경찰 및 소방 통신망 등은 EMP 방호 대책이 거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례로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송전선 가운데 지역송전망에 해당하는 154kV 송전선과 관련 변전소 등에는 EMP 방호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EMP 공격을 받게 되면 하수도와 도시가스 공급 등 주요 인프라 시설과 병원, 금융시설은 마비된다.
이러한 사정으로 북한이 우리 전력망이나 금융기관에 EMP 공격을 가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다.
EMP 방호는 매우 어렵다.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든다. 하지만 EMP 공격으로 거의 모든 사회기반시설이 마비되었을 때 드는 비용에 비하면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하다. 모든 건물에 다 군 시설 수준의 EMP 방호 설비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요기간망은 다르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 주요 기간망은 국가 차원에서 EMP 공격에 대한 철저한 방호 시설 구축을 하여야 한다.